배우 김미숙은 선하고 단아한 이미지로 1979년 데뷔 80여 편의 작품에 출연했고 심지어 악역조차도 돌아보게 만드는 매력적인 배우입니다.
여기에 차분한 목소리로 20년간 지상파 3사에 라디오 DJ를 맡아왔고 요즘도 KBS1 FM에서 매일 오전 9시에 김미숙의 가정음악으로 청취자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인생 자체가 꽃길일 것 같은 그녀에게 부정하고 싶은 질긴 악연이 있다고 합니다. 오늘은 그녀의 이야기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바로 아래에서 확인해 보세요.
그녀의 연기 인생 시작 비하인드
배우 김미숙은 1959년 서울 출생으로 63세입니다. 어린 시절 배우를 소망해 혼자 오디션을 봐서 합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공부를 마칠 때까지는 허락할 수 없다라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아역배우는 포기하고 학창 시절을 보냅니다. 김미숙은 20살이던 1978년 미스롯데 선발대회에 출전했는데 1차 예선을 통과 후 맹장이 터져 복막염 수술을 받습니다.
결국 병원을 탈출해 붕대를 감고 2차 시험을 보는 투혼을 발휘했으나 탈락했습니다. 그해 미스롯데 선발대회에서 1등은 원미경, 2등 차화연, 5등은 이미숙으로 미인들의 전쟁터였습니다. 그러나 대회 당시 김미숙을 눈여겨봤던 광고주에 의해 신인으로서는 파격적인 코카콜라 광고를 찍으며 모델로 데뷔하고, 이후 KBS 공채로 합격하며 배우 인생이 시작됩니다.
동시대 여배우인 원미경, 이미숙, 이보희에 비해 빼어난 외모는 아니지만, 특유의 고상하고 우아한 분위기에 우수의 찬 눈빛과 차분한 연기력으로 80년대 인기배우 중 한 명으로 성장합니다.
특이한 점은 또래 배우들과 달리 20~30대 시절에는 영화 출연이 없는데, 당시 영화계가 에로티시즘을 강조하는 작품이 많다 보니 본인과는 맞지 않는다는 생각에 TV 위주로 활동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인생도 연기도 중년을 맞이한 시기에 영화계에 진출하는데, 2005년 마라톤과 2007년 세븐데이지에 출연하여 각각 대종상 여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르며 괄목할만한 성적을 보입니다.
유치원 원장님이었던 그녀
한편 김미숙은 유치원 원장님이라는 특이한 이력이 있습니다. 80년대 활발한 활동 중에도 김미숙은 선택되기를 기다려야 하는 배우 생활과 인기가 없어지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으로 유치원 교사였던 여동생의 권유로 유아교육 공부를 시작합니다. 방송대 유아교육학, 경운대 경영학을 거쳐 동신대 사회개발대학원 문화산업학과까지 공부를 마쳤고, 그 사이 1987년 사랑 유치원을 개원해 17년간 운영되다가 2003년 재정 문제로 문을 닫습니다
당시 인터뷰에서 김미숙은 “유치원을 운영하는 동안 최선을 다했어요. 비나 눈이 오면 걱정부터 앞섰어요. 소풍이라도 가는 날이면 아이들 걱정에 안절부절못했죠. 이제는 걱정이 없어지니 마음이 편해요.”라며 아쉬움과 동시에 편안해진 마음을 고백하기도 했습니다.
20년간 당한 스토킹 피해
이렇게 최선을 다해 살아가던 김미숙은 데뷔 34년 만인 2013년 SBS 힐링캠프에 출연합니다. MC 이경규는 “김미숙은 90년대 결혼하고 싶은 여자 1위이었다.”라며 “고급스럽고 우아한 이미지가 있다. 그 때문에 스토커도 생기지 않았나?”라고 말을 꺼냅니다. 이에 김미숙은 스토커의 정체를 밝혔는데 놀랍게도 여성이었습니다.
“어느 현장이나 따라왔다. 처음에는 팬인 줄 알고 잘 대해줬다. 어느 겨울에는 안쓰러워서 내 차 안으로 들어오게 했더니 손 좀 만져봐도 되냐?라고 묻더라. 갑자기 쓰다듬는 여자의 행동이 이상했고 그때부터 여자를 멀리하기 시작했다.”라며 스토커 A씨와의 첫 대면 상황을 전했습니다. 이후 2000년 김미숙이 만삭일 무렵 A씨는 집 앞까지 찾아와 빗속에서 서 있기도 했는데 어느 날 집 안까지 침입합니다. 김미숙은 “남편이 곧 들어온다고 전화했다.
얼마 있다가 누군가 초인종을 눌렀다. 남편인 줄 알고 문을 열어줬는데 남편이 아닌 A씨였다. 결국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임신 상태였던 김미숙은 이 일로 한동안 악몽에 시달렸습니다. 경찰이 32살의 여성 A씨를 체포해 조사해보니 10년 동안 김미숙을 쫓아다녔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당시 김미숙이 운영하던 유치원에 침입해 휴대번호를 알아낸 후 하루에 20번 넘게 전화해 “사랑한다. 같이 살자.”라는 말을 남겼고 집을 찾아와 문을 두들기거나 서성였다고 합니다.
A씨는 “나는 여자를 좋아한다. 탤런트 김미숙 씨가 너무 좋아 지나치게 행동했던 것 같다.”라며 선처를 호소하지만, 징역 1년에 집행유예를 받습니다. 하지만 2002년에도 또 스토킹에 나서서 실형을 선고받아 2년간 수감생활을 합니다. 하지만 A씨는 스토킹을 멈추지 않았고 자녀들의 안전 문제가 걱정된 김미숙은 2007년 A씨를 또다시 신고했고 공갈미수로 구속되는 과정에서 언론의 피해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결국 스토커의 요구를…
이에 앞서 김미숙은 1998년 40세의 나이에 5살 연하의 음악 감독과 결혼식을 올립니다. 그리고 두 아이를 낳고 기르며 인생에서 가장 행복을 누릴 시기에 집중적인 스토킹을 당한 것입니다.
2007년 경찰 관계자는 스토커 A씨가 김미숙 씨의 집을 찾아가 ‘나를 스토커라 부르지 마라! 스토커라 부르면 재수 없을 것이다.’라는 쪽지를 붙이는가 하면, 경비원을 통해 ‘1억 원을 주면 더 이상 나타나지 않겠다.’라는 쪽지를 전달하는 등 4차례에 걸쳐 김 씨의 집 주변을 배회하고 협박을 했다고 피해 사실을 밝혔습니다.
김미숙의 매니저는 “오랫동안 스토킹에 시달렸다. 데뷔 때부터 살던 서울 성산동을 떠나 파주 헤이리 인근으로 이사하면서 스토킹이 잠잠했다. 그런데 어떻게 집을 알아냈는지 다시 나타났고, 갑자기 1억 원까지 달라고 협박해 충격을 받았다.”라고 심경을 밝혔습니다.
가족과 헤어진 이유
김미숙의 가족으로 남편과 2001년 2003년생의 남매가 있습니다. 2005년 시상식장에 드레스를 입은 김미숙이 두 아이와 함께 레드카펫을 밟아 엄마와 아이들의 예쁜 모습을 보여준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2008년부터 남편과 아이들은 뉴질랜드에 거주하고, 김미숙은 한국의 남아 활동을 이어가면서 항간에는 별거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김미숙은 “스토킹을 겪은 뒤 가족의 안전을 위해 아이들과 남편을 뉴질랜드로 보내게 됐다.“라고 고백했습니다. “가족이 걱정돼서 기러기 엄마 생활을 자처할 수밖에 없었는데,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스토커가 있었고 그 일로 정신적으로도 너무 많이 힘들었다.”라고 회상했습니다.
결국 캐릭터 변신에 성공
이런 일들을 겪으면서 김미숙의 연기 캐릭터도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그전까지는 우아한 여성의 표본이었던 김미숙은 2007년 영화 세븐데이지에서 차갑고 서늘한 모습을 선보입니다. 그리고 2009년 찬란한 유산 내에서 진정한 악역을 연기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습니다. 찬란한 유산은 시청률 40%를 넘기며 히트를 기록했는데, 여기서 김미숙은 나쁜 짓은 절대 안 할 것 같은 얼굴로 징그러울 정도로 현실적인 백성희 역을 완벽하게 소화합니다.
그 해 연기 대상에서 최우수상을 받았고, 평생 선하고 호감 가는 역할만 하던 김미숙은 처음으로 시청자들에게 욕을 먹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때부터 김미숙은 독특한 악역의 이미지를 구축해 나갑니다. 로비스트의 마담, 황금의 제국의 한정희, 여왕의 꽃의 마희라, 부탁해요 엄마의 황영선, 옥중화의 문정왕후까지 악역을 맡은 횟수는 많지 않은데 임팩트가 커서 기억에 강하게 남습니다. 보통의 악역처럼 소리를 지르거나 과한 액션 대신 우아한 나쁜 년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캐릭터의 양면성을 살리다 보니 악역이지만 끝내 이해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자연스러운 연기 스타일에다가 역할에 대한 김미숙만의 해석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 것입니다. 시청자들의 반응은 예쁘고 우아한데 무서워요.였습니다.
본인이 가진 분위기를 잃지 않으면서 선역과 악역을 자연스럽게 연기하면서 중년 여배우로서 극의 흐름을 이끌어간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점입니다. 더 이상 스토킹 같은 범죄의 피해를 당하지 않기를 바라며 좋은 활동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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