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신구가 심부전증으로 심장 박동기를 삽입하며 투병 중인 근왕을 고백하자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3년 7월 5일 방송된 유키즈온더블럭은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특집으로 꾸며진 가운데에 친구가 출연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1936년생으로 올해 나이 88세 미수를 맞은 신구는 “아직도 숨 쉬고 있고 걸어 다니니까 고맙다”라며 입을 열었습니다. 신구는 이어 “견딜 수 있을 때까지는 좋아하는 거 하자는 생각이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이날 방송에서 신구는 “지난해 심부전증이라는 병이 왔다”라고 밝혔습니다. 신구는 그래서 불이 나게 응급실에 가서 진찰해 보니까 이상이 있다더라라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습니다.
이어 그는 심장이 정상적으로 뛰지 않고 천천히 뛴다고 한다. 이렇게 그냥 놔두면 뇌졸중이 된다더라 산소 공급이 부족해서 라고 부연했습니다. 신구는 “그래서 여기 심장 박동수를 조절해주는 인공 심장 박동기를 작용했다”라고 현재 상황을 알렸습니다.
신구는 이 인공 심장박동기는 본래 심장이 천천히 뛰면 알아서 박동수에 맞춰서 전기 자극을 줘서 정상 박동을 하게 만든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8년에서 10년쯤 간다고 하네 그때쯤이면 난 없을 테니까 충분하지” 라고 덧붙여 안타까움을 안겼습니다.
그러면서도 신구는 마지막 고비에 와보니까 숨을 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고맙다 남의 도움 없이 걷는 게 고맙고 매사가 다소 땡큐다라며 웃어 보였습니다.
신구는 요즘 고민이 다음 작품이 또 얘기가 된다며 차기작에 대한 고민도 털어놨습니다. 신구는 “내가 이 나이에 그걸 소화할 수 있을까 그래서 확답을 아직 못 해주고 있어 그런 마음이 들 때 하면 된다 그런 생각이 지배적인데 또 지금 너무 늦었어 넌 안 돼 어떻게 감당하려 그래 그런 생각 하루에도 몇 번씩 왔다 갔다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신구는 숨 쉬고 있고 내가 살아 있고, 해야 될 일은 그거고 할 줄 아는 건 그거밖에 없고 당연히 해야 되는 일인데 라고 토로했습니다.
신구는 그렇지 못하니까 아쉽기도 하고 하고 싶은 작품을 남겨놓는다는게 꺼림직하다라며 아쉬운 감정을 내비쳤습니다.
유재석은 인생을 살다 보면 누구나 후회되는 일, 이런 게 있을 수 있는데 선생님 혹시 후회되는 일 있으시냐라고 물었고, 신구는 취미가 너무 없다라고 답했습니다.
신구는 그러면서 “좀 다양하게 즐기면서 살았으면 좋았겠다”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이 속에서만 살았다라며 탄식했습니다. 신구는 이어 “연극이 어떤 사람은 종교다 수행이다 그러는데 나한테는 수행하는 과정이다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라고 운을 뗐습니다. “오직 연극이 살아가는 동화줄이라고 생각했다는 신구는 이게 썩어 있는 건지 끊어지는지도 모르고 그것만 잡고 평생을 지냈다. 끊어지지 않고 지금까지 매달려 있으니까 다행이다 싶고 고맙다”라고 고백했습니다.
이날 방송에는 신구와 함께 연극 라스트 세션을 함께한 배우 이상윤이 깜짝 등장했고, 이상윤은 선생님이 급성 심부전증 진단을 받은 후에도 관객들과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무대에 올랐다라고 전해 뭉클함을 더했습니다.
신구에게 띄우는 영상 편지에서 이상윤은 “저도 계속 선생님과 같이 작품하면서 무대에서 호흡하고 싶다.” 라고 진심이 담긴 메시지를 건넸습니다.
이상윤은 박동기 건전지 교체할 때까지는 무조건 건강하게 계셔야 한다 꼭 약속해달라라며 끝내 눈물을 흘렸습니다.
1936년생으로 올해 87세인 신구는 과거 학창 시절 서울대학교 진학을 바라고 공부했던 우등생이었습니다. 신구가 고등학생 시절이 6.25 전쟁이 발발한 시점이라 떠돌면서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목표로 했던 서울대학교 상과 대학이 아닌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다니게 된 계기가 됐다고 하죠. 그는 아나운서 학원에 다닌 적도 있지만, 남이 써준 원고 읽는 아나운서보다 배우가 낫겠다라는 생각에 연극 아카데미에 들어가게 됩니다.
신구는 이순재와 마찬가지로 드라마 상에서 전통적인 아버지의 역할을 많이 해왔고, 때로는 재벌과 회장 같은 역할도 자주 맡았죠. 온화함과 근엄함이 양립하는 고리타분한 이미지였지만, 당대 선풍적인 화제가 되었던 2002년 광고 “니들이 게 맛을 알아” 이후 젊은 층에서도 열광적인 인기를 얻게 됩니다.
또한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에 장기 출연하면서 4주 후에 뵙겠습니다라는 이혼 조정 기간 선고 문구가 친구의 이대 유행어가 되기도 합니다.
신구의 젊은 시절 외모는 그리 뛰어나지 않습니다. 다소 수더분한 외모에 데뷔 초기부터 아버지 역할을 많이 맡게 되죠. 게다가 연기력 역시 그리 좋지 않았기에 친구는 남들보다 몇 배의 노력을 하게 됩니다.
“무대 위에는 결결이 내 땀방울이 떨어졌지요. 텔레비전은 무대와 메커니즘이 달라서 다른 노력을 해야 했어요. 녹화 당일, 카메라 리허설 후 점심 먹고 슈팅 들어가는데, 점심 때 스튜디오가 텅 비면 저는 밥을 먹지 않고 혼자 대본 리딩 연습을 했어요.시간을 아껴 쓴 것이지요.” 작가가 불량을 늘려줄 정도로 신구는 열심히 촬영에 임합니다.
그렇게 연기에 목숨 걸던 신구는 후배의 소개로 현재의 아내 하진숙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돈이 없었던 그들은 6년 연애에도 결혼을 하지 못했죠. 오랜 연애 기간이었지만 결혼 얘기가 나오면 묵묵부답이었던 친구였기에 그녀는 미국으로 떠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에 신구는 계속 편지를 보내 간신히 아내의 마음을 돌렸는데요 결혼하기 전 영영 결별부터 할 뻔해 진땀을 뺐다고 하죠. 결국 신구가 쓴 편지에 마음을 돌린 사진 속은 한국으로 귀국하게 됩니다.
그런데 마음이 급했는지 신구와 하진숙은 결혼 두 달 만에 아들이 태어나게 됩니다. 요즘 말로 속도 위반인데, 당시 신구의 나이가 워낙 많은 서른아홉살이었기에 그리 큰 흠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그 아들이 고1이 되던 해에 미국 유학을 가서 뉴욕 주립대를 졸업하고 한국에 돌아왔어요. 이후 우리나라에서 대기업 3년, 증권회사에서 2년, 의료기기 회사에서 근무하는 등 엘리트 코스로 승승장구했죠. 그 늦둥이 아들은 이후 신구에게 손자를 안겨줬는데, 신구의 손자 사랑은 끔찍할 정도라고 하네요.
자신이 살아있는 동안 손자의 학비는 책임지겠다고 공언한 신구는 실제 현재까지 손자의 사교육비를 전부 대고 있다고 하죠. 결혼 당시 신구는 굉장히 늦은 나이였는데도 6년간 연애를 하고 또 결혼을 미적거리다가 부인이 미국으로 건너가기도 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신구의 말대로 돈이 없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신구는 1972년에 처음으로 드라마에 얼굴을 내밀었고, 그 후 80년대부터 안정적인 출연을 하게 되니까요. 그 외에도 신구는 스스로를 자신의 동기들과 비교를 했을지도 모릅니다.
대부분의 고등학교 동기들이 정치, 경제 관계 등에서 잘 나가던 시절이었기에 신구는 더욱더 움츠려 들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신구가 젊은 시절 졸업한 경기고는 당시 입시 명문으로 한국의 최강 엘리트 집단을 배출하던 곳입니다.
신구의 경기고등학교 동창만 봐도 고건 전 국무총리, 이종찬 전 국정원장,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 등 면면이 화려하죠. 사실 신구는 이미 좌절을 맛본 상태였습니다. 성균관대 국문학과에 간 것도 서울대학교 상대에서 떨어져서 어쩔 수 없이 등록만 해둔 상태였죠. 다음 해에 재수를 해서 다시 서울대에 상대에 지원했지만 떨어져서 결국 군대를 가게 되었고, 서울대의 꿈은 영영 포기하게 됩니다.
이런 신구였기에 이미 6년간 연애를 한 여자친구가 옆에 있지만, 조금 더 성공한 다음에 배우자에게 화려한 결혼식을 선물하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이런 것이 보통 사람들의 마음이고, 또 오늘날 청년들이 생각하고 있는 마음이기도 하죠. 이제 황혼을 바라보는 친구인데 자신의 젊은 날을 어떻게 평가할까요? 아내는 아내가 손해 봤다고 하지만 아무리 봐도 제가 손해를 봤죠. 제가 특별히 잘해준 건 아니지만 특별히 죄진 것도 없어요.
서로 돕고 사는 거죠. 넉넉지 않았던 시절 함께 해준 아내가 고맙네요. 신구와 부인 하진숙은 평소에도 서로 손해를 봤다고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다만 신구의 말 중에서 서로 돕고 사는 거죠. “넉넉지 않았던 시절 함께 해준 아내가 고맙네요”라는 말은 깊이 새겨들을 말합니다과 비교하자면 한도 끝도 없습니다.
없는 살림을 남편과 아내가 같이 키워나가는 것이 진정한 결혼 생활의 재미가 아닐까 하네요. 더욱 건강한 모습으로 유쾌하며 존경받고 배울 점 많은 대한민국의 어른으로 오래오래 방송 활동을 기대하며 더욱 왕성하게 연극, 드라마, 영화, 예능에서 뵙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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