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서로 혼인 관계에 있는 두 사람을 일컬어 부부
라고 부릅니다. 그 부부를 시작으로 비로소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처음 만들어집니다. 사실 부부라는 게 굉장히 오묘한 개념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30년 가까이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라고 거기다 성까지 다른 두 사람이 뜨거운 사랑 하나로 한순간에 부부가 되어 같이 산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일까요.
그래서 요즘은 그동안 참아왔던 부부간의 갈등도 더욱더 수면 위로 자주 올라오고 있으며 갈등을 극복하지 못하고 끝내 이혼하는 분들도 꽤 많은 것 같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만큼 부부가 된다는 것 가족이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굉장히 어렵고 힘든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은 여전히 사랑하는 사람과 부부가 되어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를 희망합니다.
그렇다면 행복한 부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확한 정답은 아닐지라도 한 부부의 이야기에서 어느 정도 이 물음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바로 그 주인공은 노사연, 이무송 부부입니다. 오늘은 노사연, 이무송 부부의 놀라운 결혼 이야기와 이들이 극복한 아픔과 실현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뛰어난 노래 실력
그녀의 노래 실력은 떡잎부터 남달랐습니다. 노사연 씨는 어릴 때부터 노래 실력이 탁월했으며 실제로 그 당시에 그녀의 노래를 듣고 감동해서 주위 사람들이 울기까지 했습니다. 고등학생 때는 통기타를 치며 패티김의 이별
을 불렀는데 이 노래를 들은 노사연의 이모 현미
도 눈물을 흘렸다는 유명한 일화도 있습니다.
그만큼 노사연 씨의 노래 실력은 정말 대단했으며 그런 노래 실력을 바탕으로 1978년 MBC 대학가요제
에서 금상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가요계에 데뷔하였습니다. 참고로 당시 1978년 MBC 가요제
에 참가한 가수로는 심수봉, 배철수, 임백천 등이 있는데, 노사연 씨가 이들을 모두 제치고 금상
을 차지할 정도였습니다.
외모 스트레스와 우울증
대학가요제에서 금상을 차지하며 가수로서 화려하게 스타트를 끄는 그녀는 갑자기 충격적인 아픔을 고백한 적이 있습니다. “대학가요제에서 신데렐라가 되었다. 그런데 그다음부터 많은 사람의 심각한 외모 지적에 아주 많은 상처를 받았다. 그래서 외모 스트레스가 생겼고 그로 인해 방송하지 않게 되었다.
방송을 접고 5년 동안 언더그라운드로 가서, 방송을 안 했다. 그리고 살 빼는 약을 사 먹었는데 약을 너무 많이 먹어서 기분이 이상해지고 먹기가 싫어지며 그 부작용으로 우울증을 겪게 되었다. 집에 인형이 되게 많았는데 인형들이 모두 나에게 손가락질하는 느낌이 들었다.”라며 당시를 회상하였습니다. 이 모습을 지켜본 그녀의 어머니는 노사연 씨를 정신병원에 입원시키게 되었다고 합니다.
어릴 때부터 그렇게나 노래 실력이 뛰어나고 대학가요제에서 심수봉, 배철수 씨와 경쟁해서도 이길 정도로 재능이 뛰어난 그녀가 왜 이런 아픔을 겪어야 했을까요. 당시 외모 스트레스로 힘들어했을 노사연 씨를 생각하니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다시 찾은 연예계
이후 노사연 씨는 힘든 시간을 극복하고 1983년 정식 데뷔곡 님 그림자
를 발표하였으며 이후 가수가 아닌 예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합니다. 가수 못지않게 예능 방송인으로서의 끼와 재능이 충만한 그녀였기 때문에,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며 대중들에게 이름과 얼굴을 알렸습니다.
주병진이 진행하는 일요일 일요일 밤에
고정 게스트로 출연하며 맹활약하던 노사연 씨의 모습은 아직도 회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후 가수로서 노사연은 재평가받게 되었으며 1991년 만남
이라는 곡으로 최고인기 가수상
과 최고인기 가요상
을 동시 석권하는 영예를 안기도 하였습니다.
원래 노사연 씨는 가수인 본인의 모습이 예능인으로 비칠까 봐 많이 걱정하였는데, 오히려 예능인으로서의 모습이 대중들에게 한층 더 친근하게 다가가는 계기로 작용하였고, 그 덕분에 그녀와 그녀의 노래는 더더욱 큰 사랑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무송과의 만남
그러던 그녀는 어느 날 운명 같은 사랑을 만나게 됩니다. 이무송 씨는 과거 화려한 스펙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대학교 유학 생활을 하였으며 당시 의사가 되기 위해 의과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공부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더불어 이무송 씨는 고등학교와 대학교에 다닐 때 수영선수를 했을 정도로 몸도 굉장히 탄탄했습니다.
그런 이무송 씨는 어느 날 가수의 꿈을 가지게 되었고 결국 가수가 되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옵니다. 그 후 우연히 노사연 씨를 만나게 되었는데요. 노사연 씨는 지인이 미국에서 온 후배라고 소개하는데 “얼굴이 정말 작고 귀티도 나고 지적으로 생긴 거예요. 또 뭔가 모를 카리스마도 느껴져서 남편 나이가 어린데도 함부로 말을 못 놓겠더라고요.”라고 첫 만남을 회상한 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노사연 씨는 이무송 씨를 처음 본 순간 반해서 이무송 씨를 열심히 쫓아다녔습니다.
그런 그녀를 이무송 씨는 너무나 부담스럽게 느껴서 애가 있다
라고 거짓말을 할 정도였습니다. 훗날 이 거짓말이 루머로 둔갑하기도 하였었습니다. 그러나 노사연 씨는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구애하였고, 급기야 이무송 씨가 머무는 친척 집에 선물을 바리바리 싸 들고 갈 정도로 정성을 다했습니다. 그 결과 이무송 씨도 노사연 씨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었고 둘은 결혼을 통해 비로소 부부가 되었습니다.
10년동안 매일 싸운 이유
그러나 이들의 결혼 생활은 처음부터 심상치 않았습니다. 노사연 씨로서는 첫사랑, 이상형과 결혼을 하였기 때문에 마냥 행복할 것만 같아 보였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남편이 미국에서 성장하긴 했지만, 시아버지, 시어머니께서 미국에서도 된장을 담가주실 정도였어요.
그런 가풍 속에서 자란 남편은 저에게 여자로서의 행동, 아내로서의 역할 등을 규정지으려 했죠.”라고 했습니다. 여기에 대해 이무송 씨는 “이혼 얘기가 결혼 초부터 나왔어요. 아내가 결혼하고 일주일 만에 이혼하자고 했는데 당시 엄청난 충격이었죠. 전 정말 결혼 생활이 끝이 났다고 생각했어요.”라며 다소 충격적인 고백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실제로 노사연, 이무송 부부는 결혼하고 10년 동안 거의 하루도 안 싸운 적이 없을 정도로 갈등이 심했습니다. 오죽했으면 신혼여행에서도 싸웠을까요? 다소 보수적이었던 이무송 씨와 너무나 자유로운 영혼이었던 노사연 씨는 마치 물과 기름처럼 결혼 생활 내내 잘 조화가 되지 않았습니다.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너무나 잘 어울려 보였던 이들 부부로만 봐왔던 터라, 실제 이들의 불행했던 결혼 생활을 알고 나니 충격이었습니다. 그러나 나중에는 만성이 될 정도로 10년 동안 거의 매일 부부싸움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결혼 초부터 이혼 얘기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노사연 이무송 부부는 헤어지지 않았습니다.
뒤늦은 깨달음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노사연 씨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전한 적이 있습니다. 그녀는 2015년부터 ‘돌발성 난청’을 앓게 되었는데 그로 인해서 청력이 굉장히 둔감해졌다고 합니다. “현재는 귀가 거의 안 들리는 상태가 되었고, 결국은 보청기를 끼고 생활하고 있다.”라는 놀라운 근황을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녀는 “보청기를 끼고 노래하는 만큼 무대 위에서의 시간이 더욱 소중하고 감사하다.”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너무나 안타까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또 하나 주목할 것은 돌발성 난청을 겪고 나서 노사연 씨는 남편 이무송 씨에게 큰 감동을 받았다는 점입니다. 그녀는 “우리 남편이 얼마나 멋있냐면 보청기를 끼고 난 다음에 남편 목소리가 너무 크더라. 내가 들리게 하려고 평소에 이 사람이 목소리를 계속 높여서 말한 거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솔직히 말해서 울컥했다.
제일 잘 들리는 게 남편 목소리다.”라며 당시 곁에서 큰 힘이 되어준 남편 이무송 씨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습니다. 그러면서 노사연 씨는 “살다 보니까 나쁜 게 아니라, 다르다는 걸 알게 된 지 얼마 안 됐다. ‘지금까지 그렇게 싸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숱하게 싸웠다.
어떤 남편이라도 부인에게는 인정받고 싶었을 텐데…. 사실 내가 너무 강해서 남편과 매번 부딪혔다. 지금 돌이켜보면 시간이 너무 아깝다. 그 좋은 시간을 나만 옳다고 주장해 남편과 부부 싸움하면서 다 보냈다는 것이, 나 자신이 부끄럽고 또 남편에게 미안하다.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그래도 다시 남편을 만나고 싶다. 조금 더 일찍 남편을 만나서 남편에 대해서 더 많이 알아서 더 행복해지고 잘해주고 싶다.”라는 고백하기도 하였습니다.
아마도 이무송 씨 또한 같은 마음이지 않을까요. 두 사람은 비록 결혼 후 오랜 시간 갈등을 겪었지만, 돌고, 돌아, 결국은 진심으로 서로를 이해하는 진짜 부부가 되었습니다. 오늘 하루쯤은 노사연, 이무송 부부의 이야기처럼 조금은 미운 상대방을 이해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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